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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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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시대가온다] 21. 권위의 구배 - 극지에는 꽃이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우리는 자판을 통해 인간과 컴퓨터의 궁합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리고 '공명실 효과'로 인터넷의 사이버와 현실의 두 세계가 또한 엇박자라는 것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비늘을 주워 대해의 물고기를 논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은 틈과 대립이 생겨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공명실에서 이제 셸(SHELL) 모델의 (9회 참조) 비행기 안으로 들어갈 때가 된 것 같다. 닭장(cockpit)으로 불리는 그 좁은 조종실은 현대 문명사회를 그대로 압축해 놓은 밀실이다. 라이브웨어(인간)를 뜻하는 SHELL의 마지막 두 글자(LL)처럼 나란히 놓인..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0. 공명실 속의 인터넷 헐크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큰 독이나 목욕탕 속에서 노래를 부르면 갑자기 자기 목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도밍고나 파바로티 같은 성악가가 된 느낌을 받는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 같은 에코 체임버(공명실) 효과라고 부르는 환각작용이 일어난다. '구글'의 검색에서 와일드카드로 '*사모'라고 치면 34만8000개의 검색 결과가 뜬다. 물론 중복된 항목과 한자말의 사모(思慕)까지 합쳐진 숫자를 감안한다 해도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의 인터넷 모임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준다. 이제는 연설문이나 광고문에서 '강호제현!''사천만 동포'라는 그 구식 정형구가 사라진 것을 보더라도 우리는 이미 수많은 분극화(세그먼트) 사..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7. 6차 분할의 원리와 싸이월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웹2.0이란 무엇인가. 누구도 확실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종래의 인터넷 웹사이트와 비교해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더블 클릭'의 검색엔진이 1.0의 구버전이라면 '구글'은 2.0의 신버전이다. 홈페이지가 구버전의 것이라면 블로그는 신버전에 속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취미와 기호에 따라 모이던 인터넷 동호회나 '아이 러브 스쿨' 같은 아는 사람끼리의 버추얼 커뮤니티가 구버전이라면 6차 분할의 원리(6 degrees of separation)의 개념으로 만든 그것은 신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6차 분할'의 이론이라고 하면 남의 동네 이야기라고 미리 낯부터 가리겠지만 사실은 한국인에게 더 가까운 개념이다...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4. 소금장수가 만드는 미래형 '컴팩시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인터넷의 선조가 한국이라고 하면 아무리 국수주의라고 해도 웃을 것이다. 그러나 농담이 아니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대로 "한국의 유통구조는 유럽처럼 수요자가 상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인이 수요자를 찾아가는" 형이다. "등짐.봇짐 장수가 소금이며 새우젓이며 메밀묵이며 박물들을 지고 이고 메고 이 마을 저 마을 가가호호"를 찾아다닌다. 주문도 받고 배달도 해준다. 거의 100년 전 폴 발레리는 "물.가스.전류가 집집으로 배송되는 것처럼 앞으로는 아주 작은 신호 같은 조작만으로 동화상이나 소리를 전달받아 그것을 마음대로 붙이고 떼고 지울 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오늘의 인터넷 사회를 예견했다. 시인의 그 예리한 통찰력은..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1. 컴퓨터와 인간의 궁합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컴퓨터를 향해서 "야! 이 똑똑한 바보야"라고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완고한 노인만이 아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보다 오히려 컴맹 쪽이 더 정상이다.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적이고 컴퓨터는 디지털적으로 그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는 인간이 쓰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고 모양도 정을 붙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한 주장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미국 인지과학회 회장이었던 D A 노먼이 한 소리이다.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적 진화'를 해왔다면 컴퓨터는 실험실이나 공장의 환경에서 '기계적 진화'를..
[디지로그시대가온다] 8. 소 잃은 외양간 SHELL로 고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인간 사회와 문명은 거의 모두가 소 잃고 난 뒤에 고친 외양간들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같은 뜻의 속담을 두고 생각해보면 금세 납득이 갈 것이다. 페니실린은 플레밍 박사가 군의관으로 있을 때 수많은 병사가 총상의 염증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연구해 낸 대표적인 사후약방문이었다. 지금도 항생제란 날로 내성이 강해지는 균으로 계속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다. 수백, 수천 번 전복하고 충돌하여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다음에 만들어진 것이 자동차의 안전띠이고 에어백이다. 볼보는 아예 사고현장에 달려가 원인과 결함을 캐내어 외양간 고치는 일을 제도화..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9. 휴대전화를 든 어린왕자 공(公)과 사(私)의 두 공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에는 집안식구 전체가 전화 한 대를 놓고 썼다. 그래서 아버지가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어머니가 누구와 계모임을 했는지 전화를 건네드리다가 자연스럽게 정보를 얻는다. 부모들 역시 아이들이 누구와 사귀고 무엇을 하고 노는지도 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생기고부터는 그러한 소통이 어려워진다. 각자가 자기 전화를 쓰고 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등장 밑이 어두운' 정보시대의 패러독스다. 심한 경우에는 가족을 쪼개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탈리아 최대의 사립탐정 회사 '톰폰지 인베스티게인션스'는 배우자에게 외도가 발각된 사례의 87%가 휴대전화 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여름 휴가가 끝나는 9~10월에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5. 청룡열차를 탄 한국인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외국의 어느 비평가는 한국의 정치를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우리가 청룡열차라고 부르는 유원지의 그 오락용 활주차와 같다는 것이다. 맹렬한 스피드로 곡예를 하듯이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다가 정상에 이르면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것이 청룡열차의 원리다. 그 비평가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하나하나의 예를 들어가면서 그들 모두가 청룡열차와 같은 이미지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라갈 때의 위풍당당한 모습과 내려올 때의 초라한 모습이 너무나도 대조적이라고 놀라워하기도 한다. 청룡열차의 정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어서 90% 가까운 지지율의 정상으로부터 20%대로 급락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거론하고 있다. 기분 나쁜 비평이지만 할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