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ftware in LIfe

(324)
[디지로그시대가온다] 4. 인터넷 속 세 왕자와의 동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디지로그 시대의 새 물결이라고 하면 '제3의 물결' 다음에 오는 제4의 물결쯤으로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물처럼 연속적으로 흐르는 문명을 제1이니 제2니 하는 순서로 분절하는 방법 자체가 이미 구시대적인 디지털적 발상이다. 앞으로 우리가 맞게 될 디지로그 시대란 스핑크스의 난문(難問)보다도 어려운 문제를 풀 때만이 도달할 수 있다. 그 수수께끼는 먼 나라의 공주에게 청혼하러 가던 세 왕자가 우연히 길에서 만나 보물 자랑을 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중 왕자 한명이 천리안의 거울을 보여주다가 독사에게 물려 죽어가는 공주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천리마를 자랑하던 왕자는 천리 밖 공주의 성으로 단숨에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3. 젓가락 기술의 바탕은 RT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문자 그대로 읽으면 정(情)을 알리는 것이 정보(情報)다. 하지만 영어의 인포메이션이나 중국어의 신식(信息)에는 정이라는 뜻이 없다. 정보기술(IT) 역시 정과는 먼 전쟁의 산물이었다.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은 탄도(彈道) 계산을 하려고 미군 발주로 만든 것이고, 초기의 인터넷 아파넷(Arpanet)은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컴퓨터 시스템을 분산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 미국의 군사용 네트워크였다. '정보'란 말도 실은 적정보고(敵情報告)를 줄인 말이다. 개화기의 일본인들이 프랑스의 보병훈련교본을 번역할 때 만든 말로 젓가락 기술의 정과는 그 뜻이 다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소댕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또 그 젓가락 기술이..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 시루떡 돌리기 정 담은 정보 원리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전화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한국인들은 시루떡을 돌리는 방법으로 온 동네에 정보를 알렸다. 디지털 정보는 컴퓨터 칩을 타고 오지만 시루떡 아날로그 정보는 꼬불꼬불한 논두렁길을 타고 온다. 그래서 그것은 화려한 106화음이나 음침한 진동음으로 울리는 휴대전화 소리와는 다른 정취가 있다. 먼 데서 짖던 동네 개들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다가 사립문 여는 소리로 바뀌면 시루떡에 실려 온 정보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사람들은 으레 "이게 웬 떡이냐" 고 외친다. 시루떡 정보 발신은 언제나 이렇게 놀라움과 궁금증을 동반한다. 떡 자체가 벌써 밥의 일상성에서 벗어난 음식이기 때문이다. 돌떡이든 고사떡이든 그것이 지니고 있는 일탈..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 디지로그<디지털 + 아날로그> 시대가 온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절대 채울 수 없는 것은 설날의 떡국 맛이다. 컴퓨터가 천 번 만 번 까무러쳐도 안 되는 것이 미각의 씹는 맛이다.'겨울 연가'의 영상미로 물꼬를 튼 한류에 '대장금'의 음식문화가 결정타를 '먹인'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는다. 그리고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같은 동양문화권인데도 중국 사람들은 나이를 첨(添)한다고 하고 일본 사람들은 도루(取)한다고 하는데 유독 우리만이 먹는다고 한다. 이 지구상에는 3000종 이상의 언어가 있다고 하지만 나이를 밥처럼 먹는다고 하는 민족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는지를 묻는 환자에게 "나이만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