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ftware in LIfe

(324)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8. 무지개 색깔을 묻지 말라 - 디지로그 교육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무지개 색깔이 몇 색이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앵무새처럼 빨.주.노.초.파.남.보를 외울 것이다. 조석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디지털 신호가 만들어 내는 수천 수만의 색깔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대답한다. 교실 속의 무지갯빛이 일곱 색으로 고착된 것은 순전히 뉴턴의 스펙트럼 실험 때문이다. 그 자신이 실험실 조수에게 "너도 이 빛이 일곱 색으로 보이느냐"고 물었던 것을 보더라도 단지 뉴턴이 자의적으로 그렇게 나눠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훨씬 이전의 대석학 아리스토텔레스는 무지개 색을 네 색으로 보았고, 세네카는 다섯 색, 그리고 마루켓리누스는 여섯 색깔로 구분했다. 또 아프리카의 쇼너어족은 3색, 바자어의 부족..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7. 내 손목시계 어디로 갔나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동창(東窓)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의 남구만(南九萬)이 쓴 옛시조는 농경사회의 시간의식을 잘 보여준다. 동창이 시각의 시간이라면 노고지리는 청각의 시간이다. 같은 자연시(自然時)라도 청각적인 시간의 연속성이 훨씬 더 아날로그적이다. 그러나 그 시조가 산업시대로 오면 '학교 종이 땡땡땡'의 동요로 바뀐다. '소 치는 아이'를 '초등학교 학생'으로 바꾸고, '밭갈이'를 교과서의 '글 갈이'로, 시간을 걱정하는 '할아버지'를 '어머니'로 대입하면 완벽한 문명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노고지리'와 '학교 종'은 아날로그적 시간과 디지털적 시간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노고지리 소리를 듣고 어서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6. 쥐를 이기는 방법, 바이오닉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현대인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아날로그 자연환경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온라인 게임으로 약시자가 늘고 MP3 플레이어로 난청자가 분다. 수능시험장에는 안경은 기본이고 약시자를 위한 모니터가 따로 설치됐다. 그리고 6세에서 19세 미만의 미국 청소년들 가운데 12.5%가 소음성 난청 증상자라고 한다. 디지털 쓰나미에 대해 속수무책인 것처럼 현대인은 얼마 전 남아시아의 자연 쓰나미에 대해서도 약했다. 푸껫과 몰디브 같은 관광지에서는 수천 명이 참변을 당했지만 안다만.니코바르 군도(群島)의 옹게족 114명 전원은 모두가 고지대로 피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스리랑카 얄라 국립공원의 코끼리.멧돼지.원숭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새..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5. 숨겨진 수염을 찾아라 태극무늬의 비전 경영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긴 수염을 기른 노인이 길을 가는데 어린아이가 쫓아와 물었다. "주무실 때는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주무세요? 빼고 주무세요?" 할아버지는 한참 생각해 봤지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오늘 밤 자 보고 내일 일러 주마. 잠자리에 든 노인은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잤지만 답답한 생각이 들어 꺼내 놓고 잔다. 그러자 이번에는 허전한 생각이 들어 다시 이불 속에 넣는다. 노인은 밤새도록 수염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지금까지 어떻게 하고 잠을 잤는지 끝내 아이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관운장 수염으로도 알려진 이 일화는 외국인이 태극기에 대해 질문할 때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제..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4. '아노토 펜' 이 붓 문화 살린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합쳐 하이브리드 카를 만들어 낸 것처럼 스웨덴에서는 펜으로 쓴 메모장의 내용이 그대로 PC나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아노토(anoto)의 펜이 개발됐다. 물론 종이 위에 잉크로 쓴 아날로그 정보도 펜대에 내장된 A4용지 40장 분량의 메모리에 디지털로 기록 보존된다. 펜촉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 눈에 띄지 않는 무수한 점을 인식한다. 그 특수지의 패턴을 모두 합치면 유라시아 대륙만한 스케치 북이 된다고 하니 SF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현재 노키아 6630/보더폰 702NK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현실 속의 이야기이다. 이 펜의 개발자인 파헤우스 박사는 수학자.물리학자만이 아니라 신경생리학자라는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3. 하이브리드 카 - 새 문명을 싣고 오는 바퀴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디지로그 시대의 징후군을 알려면 자동차의 변화를 보아야 한다. 인류 최고의 발명이라고 하는 바퀴와 함께 인간의 문명은 태어났고 (그렇다. 이 지상에는 바퀴 달린 짐승이란 없다) 그와 함께 발전해 왔다. 사람의 근력(筋力)으로 끄는 인력거, 말의 축력(畜力)으로 움직이는 마차, 그리고 증기기관의 동력혁명을 거쳐 오늘의 화석연료로 달리는 자동차-그것들은 모두가 그 시대의 의미를 비춰주는 움직이는 거울이다. 그런데 지금 고유가 시대,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석유 자원의 고갈 등 현대 문명사회의 과제 속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 때문에 석유의 대체연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러미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2. 몸으로 돌아오라 - 신체와 문명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고 하면 귀를 막던 젊은이들도 몸짱.얼짱이라고 하면 금시 반색을 할 것이다. 신(身)은 몸이고 가(家)는 집이니 몸집 좋다는 말이나 몸짱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다만 수신에서는 몸이 하나인데 젊은이들이 말하는 얼짱과 몸짱은 별개처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몸 위에 붙은 수(修)라는 한자말도 쉬운 한자가 아니다. 한정된 지면에서 그것을 풀이하자면 아무래도 로마시대 평민의 반란군을 설득하기 위해 파견됐던 아그리파의 우화를 빌려오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먹고 놀기만 하는 위(胃)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킨 손.입.이빨 같은 신체의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다. 위를 굶겨서 굴복시키려고 그들은 서로 짜..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1. 권위의 구배 - 극지에는 꽃이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우리는 자판을 통해 인간과 컴퓨터의 궁합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리고 '공명실 효과'로 인터넷의 사이버와 현실의 두 세계가 또한 엇박자라는 것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비늘을 주워 대해의 물고기를 논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은 틈과 대립이 생겨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공명실에서 이제 셸(SHELL) 모델의 (9회 참조) 비행기 안으로 들어갈 때가 된 것 같다. 닭장(cockpit)으로 불리는 그 좁은 조종실은 현대 문명사회를 그대로 압축해 놓은 밀실이다. 라이브웨어(인간)를 뜻하는 SHELL의 마지막 두 글자(LL)처럼 나란히 놓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