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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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시대가온다] 29. 휴대전화를 든 어린왕자 공(公)과 사(私)의 두 공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에는 집안식구 전체가 전화 한 대를 놓고 썼다. 그래서 아버지가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어머니가 누구와 계모임을 했는지 전화를 건네드리다가 자연스럽게 정보를 얻는다. 부모들 역시 아이들이 누구와 사귀고 무엇을 하고 노는지도 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생기고부터는 그러한 소통이 어려워진다. 각자가 자기 전화를 쓰고 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등장 밑이 어두운' 정보시대의 패러독스다. 심한 경우에는 가족을 쪼개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탈리아 최대의 사립탐정 회사 '톰폰지 인베스티게인션스'는 배우자에게 외도가 발각된 사례의 87%가 휴대전화 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여름 휴가가 끝나는 9~10월에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8. 무지개 색깔을 묻지 말라 - 디지로그 교육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무지개 색깔이 몇 색이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앵무새처럼 빨.주.노.초.파.남.보를 외울 것이다. 조석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디지털 신호가 만들어 내는 수천 수만의 색깔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대답한다. 교실 속의 무지갯빛이 일곱 색으로 고착된 것은 순전히 뉴턴의 스펙트럼 실험 때문이다. 그 자신이 실험실 조수에게 "너도 이 빛이 일곱 색으로 보이느냐"고 물었던 것을 보더라도 단지 뉴턴이 자의적으로 그렇게 나눠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훨씬 이전의 대석학 아리스토텔레스는 무지개 색을 네 색으로 보았고, 세네카는 다섯 색, 그리고 마루켓리누스는 여섯 색깔로 구분했다. 또 아프리카의 쇼너어족은 3색, 바자어의 부족..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7. 내 손목시계 어디로 갔나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동창(東窓)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의 남구만(南九萬)이 쓴 옛시조는 농경사회의 시간의식을 잘 보여준다. 동창이 시각의 시간이라면 노고지리는 청각의 시간이다. 같은 자연시(自然時)라도 청각적인 시간의 연속성이 훨씬 더 아날로그적이다. 그러나 그 시조가 산업시대로 오면 '학교 종이 땡땡땡'의 동요로 바뀐다. '소 치는 아이'를 '초등학교 학생'으로 바꾸고, '밭갈이'를 교과서의 '글 갈이'로, 시간을 걱정하는 '할아버지'를 '어머니'로 대입하면 완벽한 문명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노고지리'와 '학교 종'은 아날로그적 시간과 디지털적 시간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노고지리 소리를 듣고 어서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6. 쥐를 이기는 방법, 바이오닉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현대인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아날로그 자연환경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온라인 게임으로 약시자가 늘고 MP3 플레이어로 난청자가 분다. 수능시험장에는 안경은 기본이고 약시자를 위한 모니터가 따로 설치됐다. 그리고 6세에서 19세 미만의 미국 청소년들 가운데 12.5%가 소음성 난청 증상자라고 한다. 디지털 쓰나미에 대해 속수무책인 것처럼 현대인은 얼마 전 남아시아의 자연 쓰나미에 대해서도 약했다. 푸껫과 몰디브 같은 관광지에서는 수천 명이 참변을 당했지만 안다만.니코바르 군도(群島)의 옹게족 114명 전원은 모두가 고지대로 피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스리랑카 얄라 국립공원의 코끼리.멧돼지.원숭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새..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5. 숨겨진 수염을 찾아라 태극무늬의 비전 경영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긴 수염을 기른 노인이 길을 가는데 어린아이가 쫓아와 물었다. "주무실 때는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주무세요? 빼고 주무세요?" 할아버지는 한참 생각해 봤지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오늘 밤 자 보고 내일 일러 주마. 잠자리에 든 노인은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잤지만 답답한 생각이 들어 꺼내 놓고 잔다. 그러자 이번에는 허전한 생각이 들어 다시 이불 속에 넣는다. 노인은 밤새도록 수염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지금까지 어떻게 하고 잠을 잤는지 끝내 아이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관운장 수염으로도 알려진 이 일화는 외국인이 태극기에 대해 질문할 때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제..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4. '아노토 펜' 이 붓 문화 살린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합쳐 하이브리드 카를 만들어 낸 것처럼 스웨덴에서는 펜으로 쓴 메모장의 내용이 그대로 PC나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아노토(anoto)의 펜이 개발됐다. 물론 종이 위에 잉크로 쓴 아날로그 정보도 펜대에 내장된 A4용지 40장 분량의 메모리에 디지털로 기록 보존된다. 펜촉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 눈에 띄지 않는 무수한 점을 인식한다. 그 특수지의 패턴을 모두 합치면 유라시아 대륙만한 스케치 북이 된다고 하니 SF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현재 노키아 6630/보더폰 702NK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현실 속의 이야기이다. 이 펜의 개발자인 파헤우스 박사는 수학자.물리학자만이 아니라 신경생리학자라는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3. 하이브리드 카 - 새 문명을 싣고 오는 바퀴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디지로그 시대의 징후군을 알려면 자동차의 변화를 보아야 한다. 인류 최고의 발명이라고 하는 바퀴와 함께 인간의 문명은 태어났고 (그렇다. 이 지상에는 바퀴 달린 짐승이란 없다) 그와 함께 발전해 왔다. 사람의 근력(筋力)으로 끄는 인력거, 말의 축력(畜力)으로 움직이는 마차, 그리고 증기기관의 동력혁명을 거쳐 오늘의 화석연료로 달리는 자동차-그것들은 모두가 그 시대의 의미를 비춰주는 움직이는 거울이다. 그런데 지금 고유가 시대,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석유 자원의 고갈 등 현대 문명사회의 과제 속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 때문에 석유의 대체연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러미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2. 몸으로 돌아오라 - 신체와 문명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고 하면 귀를 막던 젊은이들도 몸짱.얼짱이라고 하면 금시 반색을 할 것이다. 신(身)은 몸이고 가(家)는 집이니 몸집 좋다는 말이나 몸짱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다만 수신에서는 몸이 하나인데 젊은이들이 말하는 얼짱과 몸짱은 별개처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몸 위에 붙은 수(修)라는 한자말도 쉬운 한자가 아니다. 한정된 지면에서 그것을 풀이하자면 아무래도 로마시대 평민의 반란군을 설득하기 위해 파견됐던 아그리파의 우화를 빌려오는 수밖에 없다. 그것은 먹고 놀기만 하는 위(胃)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킨 손.입.이빨 같은 신체의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다. 위를 굶겨서 굴복시키려고 그들은 서로 짜..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1. 권위의 구배 - 극지에는 꽃이 없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우리는 자판을 통해 인간과 컴퓨터의 궁합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리고 '공명실 효과'로 인터넷의 사이버와 현실의 두 세계가 또한 엇박자라는 것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비늘을 주워 대해의 물고기를 논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은 틈과 대립이 생겨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공명실에서 이제 셸(SHELL) 모델의 (9회 참조) 비행기 안으로 들어갈 때가 된 것 같다. 닭장(cockpit)으로 불리는 그 좁은 조종실은 현대 문명사회를 그대로 압축해 놓은 밀실이다. 라이브웨어(인간)를 뜻하는 SHELL의 마지막 두 글자(LL)처럼 나란히 놓인..

[디지로그시대가온다] 20. 공명실 속의 인터넷 헐크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때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큰 독이나 목욕탕 속에서 노래를 부르면 갑자기 자기 목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도밍고나 파바로티 같은 성악가가 된 느낌을 받는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 같은 에코 체임버(공명실) 효과라고 부르는 환각작용이 일어난다. '구글'의 검색에서 와일드카드로 '*사모'라고 치면 34만8000개의 검색 결과가 뜬다. 물론 중복된 항목과 한자말의 사모(思慕)까지 합쳐진 숫자를 감안한다 해도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의 인터넷 모임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준다. 이제는 연설문이나 광고문에서 '강호제현!''사천만 동포'라는 그 구식 정형구가 사라진 것을 보더라도 우리는 이미 수많은 분극화(세그먼트) 사..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9. 지식정보의 화수분, 지식IN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디지털 정보시대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선 구슬(DB)은 '꿰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해일속(滄海一粟)이란 말 그대로 구슬보다 작은 좁쌀 알을 찾아내는 검색시장에서 패권을 잡은 것이 그 유명한 '구글'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구글이 한국에 오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되고 만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사용자의 39.8%를 차지하고 있다는데 한국에서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겨우 1.6%다. 한국 토종 1위 네이버의 68.72%에 비하면 턱도 없는 숫자다(코리안 클릭 조사 2005년 12월 기준). 물론 숫자만 가지고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8. 사이(間) 문화가 낳은 싸이 문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맥주는 개화기 때 서양에서 들어온 술이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그 병 크기가 배로 커졌다. 혼자서 자작을 하는 서양 사람과 반드시 서로 술을 따라주며 대작하는 한국인의 술 문화가 달랐기 때문이다. 혼자 마시든 여럿이서 건배를 하든 서양 사람들의 술잔은 항상 자기 앞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술잔은 너와 나 사이에 있다. 영어로 흥을 인터레스트라고 하는데 그것 역시 사이(inter)에 존재한다(est)는 뜻이니 잔은 사이에 있어야 신명이 난다. 술뿐이겠는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 그리고 친구 사이, 연인 사이 한국인은 '사이'에서 존재하다 '사이'에서 죽는다. 그래서 생존의 삼대 축인 인간(..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7. 6차 분할의 원리와 싸이월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웹2.0이란 무엇인가. 누구도 확실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종래의 인터넷 웹사이트와 비교해 보면 짐작이 갈 것이다. '더블 클릭'의 검색엔진이 1.0의 구버전이라면 '구글'은 2.0의 신버전이다. 홈페이지가 구버전의 것이라면 블로그는 신버전에 속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취미와 기호에 따라 모이던 인터넷 동호회나 '아이 러브 스쿨' 같은 아는 사람끼리의 버추얼 커뮤니티가 구버전이라면 6차 분할의 원리(6 degrees of separation)의 개념으로 만든 그것은 신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6차 분할'의 이론이라고 하면 남의 동네 이야기라고 미리 낯부터 가리겠지만 사실은 한국인에게 더 가까운 개념이다...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6. 무한 진화 인터넷의 새 버전 '웹 2.0'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그렇게 박식하고 상상력이 풍부했던 H G 웰스가 1901년에 출판한 '예상집'을 지금 읽어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비행기'는 수송 교통수단이 될 수 없고, '잠수함'은 함장이 바다 밑에서 질식해 죽는 광경만 보일 뿐 신무기로는 쓸모가 없다고 단언한다. 물론 32년에 50년 뒤의 신문을 예상하고 쓴 기사에는 컬러 인쇄, 캐주얼한 옷의 유행, 그리고 공산주의의 몰락 등 좀 성급한 것도 있지만 그런대로 정곡을 맞힌 것도 있다. 하지만 화석 연료 대신 지열(地熱)을 쓰게 될 것이라는 예언처럼 빗나간 실패작이 많다. 그러나 '세계의 뇌(world brain)'라고 명명한 그의 '인터넷'에 대한 예언만은 아주 정확했으며, 지..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5. 한국의 인터넷 문화 '@골뱅이와 번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주소 적는 법 하나에도 동서가 다르다. 우리는 나라에서부터 시작해 시→구→동의 순서로 자기 집 번지를 쓴 다음 마지막에 자기의 이름을 쓴다. 그러나 제임즈 조이스가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인상 깊게 묘사하였듯이 유럽의 경우에는 정반대로 자신의 이름을 맨 먼저 쓰고 나라에서 끝난다. 인터넷 전자메일이 생기면서 주소를 적는 이러한 차이는 이제 무의미해졌다. 골뱅이(@)만 달면 지구의 시민이 되어 누구와도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골뱅이가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부르는 이름은 나라마다 다르다. 원래 @은 구텐베르크의 활자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호이지만 e-메일 표시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4. 소금장수가 만드는 미래형 '컴팩시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인터넷의 선조가 한국이라고 하면 아무리 국수주의라고 해도 웃을 것이다. 그러나 농담이 아니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대로 "한국의 유통구조는 유럽처럼 수요자가 상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인이 수요자를 찾아가는" 형이다. "등짐.봇짐 장수가 소금이며 새우젓이며 메밀묵이며 박물들을 지고 이고 메고 이 마을 저 마을 가가호호"를 찾아다닌다. 주문도 받고 배달도 해준다. 거의 100년 전 폴 발레리는 "물.가스.전류가 집집으로 배송되는 것처럼 앞으로는 아주 작은 신호 같은 조작만으로 동화상이나 소리를 전달받아 그것을 마음대로 붙이고 떼고 지울 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오늘의 인터넷 사회를 예견했다. 시인의 그 예리한 통찰력은..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3. 배달부의 초인종은 클릭 소리보다 크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배달부의 초인종은 클릭 소리보다 크다. 집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만 하던 청년이 채팅으로 사랑하게 된 여성에게 꽃다발을 보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장미를 보낸 지 100일째 되던 날 그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것은 그녀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었다. 거기에는 이런 사연이 적혀 있었다. "꽃을 보내주신 은혜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매일 장미를 배달해준 꽃집 청년과 결혼하게 되었답니다." 그냥 웃고 말 유머가 아니다. 그 인터넷 청년의 충격은 네그로폰테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단순한 비트와 아톰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뜻밖의 청첩장을 받기 전까지 그는..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2. '칵테일 파티 효과'를 아십니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문 닫고 들어오라"는 말은 틀린 말일까. 기계 중심의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바람도 아닌데 어떻게 문을 닫고 들어올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통해온 말이다. 단지 '들어오다'와 '문을 닫다'의 두 언표(言表) 가운데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문을 닫으라는 말이 앞에 나온 것뿐이다. 인지 과학자들이 말하는'칵테일 파티 효과'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칵테일 파티장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칵테일돼 뒤얽혀 있다. 그런 잡음 속에서도 용케 사람들은 각자가 불편 없이 대화를 나눈다. 거기에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와 말을 나누고 있는 장면을 본 부인이 있었다면 잡음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1. 컴퓨터와 인간의 궁합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컴퓨터를 향해서 "야! 이 똑똑한 바보야"라고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완고한 노인만이 아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보다 오히려 컴맹 쪽이 더 정상이다.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적이고 컴퓨터는 디지털적으로 그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는 인간이 쓰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고 모양도 정을 붙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한 주장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미국 인지과학회 회장이었던 D A 노먼이 한 소리이다.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적 진화'를 해왔다면 컴퓨터는 실험실이나 공장의 환경에서 '기계적 진화'를..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0. 컴퓨터는 셈틀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한국에는 1500만 대의 자동차, 2600만 대로 추산되는 텔레비전이 있다.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는 16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숫자는 집집에 자동차와 TV, 그리고 PC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는 그런 기계들과 매일 함께 살다 보면 그것을 대하는 우리 의식에도 굳은살이 박이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삶의 자동화'라고 불렀고,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사물을 다시 새롭게 보려는 방법을 '낯설게 하기'(오스트라네니)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시하던 하드웨어와 라이브웨어(인간)의 관계를 낯선 외계인이나 옛 조상의 눈으로 보면 전연 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