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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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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시대가온다] 4. 인터넷 속 세 왕자와의 동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디지로그 시대의 새 물결이라고 하면 '제3의 물결' 다음에 오는 제4의 물결쯤으로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물처럼 연속적으로 흐르는 문명을 제1이니 제2니 하는 순서로 분절하는 방법 자체가 이미 구시대적인 디지털적 발상이다. 앞으로 우리가 맞게 될 디지로그 시대란 스핑크스의 난문(難問)보다도 어려운 문제를 풀 때만이 도달할 수 있다. 그 수수께끼는 먼 나라의 공주에게 청혼하러 가던 세 왕자가 우연히 길에서 만나 보물 자랑을 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중 왕자 한명이 천리안의 거울을 보여주다가 독사에게 물려 죽어가는 공주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천리마를 자랑하던 왕자는 천리 밖 공주의 성으로 단숨에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5. 청룡열차를 탄 한국인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외국의 어느 비평가는 한국의 정치를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우리가 청룡열차라고 부르는 유원지의 그 오락용 활주차와 같다는 것이다. 맹렬한 스피드로 곡예를 하듯이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다가 정상에 이르면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것이 청룡열차의 원리다. 그 비평가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하나하나의 예를 들어가면서 그들 모두가 청룡열차와 같은 이미지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올라갈 때의 위풍당당한 모습과 내려올 때의 초라한 모습이 너무나도 대조적이라고 놀라워하기도 한다. 청룡열차의 정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어서 90% 가까운 지지율의 정상으로부터 20%대로 급락한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거론하고 있다. 기분 나쁜 비평이지만 할 말이..
[디지로그시대가온다] 6. 자전거의 균형이 비행기 '원천기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사람은 절대로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엔진을 달고 하늘을 날 수 없다고 미국의 뉴컴 교수가 선언한 것은 1900년의 일이다. 우주물리학의 권위자 스미스소니언연구소의 총재 랑그레가 정부의 지원 아래 제작한 그레이트 에어드롬기가 포토맥 강물 속으로 추락해버린 것은 1903년 12월 10일의 일이다. 그러나 바로 7일 뒤 오하이오주 디튼에 사는 자전거 제조업자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고 말았다. 키티호크의 모래사장에서 프라이어 호는 12초 동안 17m를 분명히 활공 아닌 비행을 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은 최고의 수리학이나 우주물리학으로도 못 해낸 것을 무명의 시골 자전거 점포의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의미를 깊..
[디지로그시대가온다] 7. 사이버 항해의 키워드 '좌우지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육신을 지니고 있는 인간들은 아무래도 감성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가 보다. 사이버의 비물질 공간을 두고도 사람들은 그것을 바다나 푸른 초원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을 하는 것을 서핑(파도타기)한다고 하고 원하는 웹페이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내비게이션(항해)이라고 한다. 이미 말한 대로 사이버(cyber)라는 말 자체가 그리스어의 키잡이(keybernetes.操舵手)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 말에나 그 상투 끝에 올라앉아 우리를 겁주고 주눅들게 하던 사이버라는 접두어도 이렇게 키잡이라고 생각하면 바닷바람의 감성으로 가까워진다. 배를 그대로 놔두면 똑바로 가지 않고 좌우 어느 쪽으..
[디지로그시대가온다] 8. 소 잃은 외양간 SHELL로 고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인간 사회와 문명은 거의 모두가 소 잃고 난 뒤에 고친 외양간들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같은 뜻의 속담을 두고 생각해보면 금세 납득이 갈 것이다. 페니실린은 플레밍 박사가 군의관으로 있을 때 수많은 병사가 총상의 염증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연구해 낸 대표적인 사후약방문이었다. 지금도 항생제란 날로 내성이 강해지는 균으로 계속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다. 수백, 수천 번 전복하고 충돌하여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다음에 만들어진 것이 자동차의 안전띠이고 에어백이다. 볼보는 아예 사고현장에 달려가 원인과 결함을 캐내어 외양간 고치는 일을 제도화..
[디지로그시대가온다] 9. SHELL은 정보시대 약방문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SHELL은 조개도 석유회사 이름도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S, 하드웨어의 H, 그리고 환경(environment)의 E와 인간을 의미하는 라이브웨어(Liveware)의 L자의 머리글자를 짜맞춰서 만든 항공관계의 휴먼팩터의 모델이다. 원래 버밍엄대 교수였던 앨빈 에드워즈가 만든 당시(1972)에는 라이브웨어가 하나밖에 없었던 것을 뒤에 프랭크 호킨스가 L 하나를 더 집어넣어 개선한 것이다. 본인 자신이 KLM의 기장 출신이어서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라이브웨어를 더 세분한 모델을 만든 것이다. 비행기를 보면 누구나 처음에는 그 기계에 정신이 쏠린다. 조종실에 들어가도 조종사는 보이지 않고 빡빡하게 들어찬 수백 개의 계기..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0. 컴퓨터는 셈틀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한국에는 1500만 대의 자동차, 2600만 대로 추산되는 텔레비전이 있다.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는 16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숫자는 집집에 자동차와 TV, 그리고 PC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는 그런 기계들과 매일 함께 살다 보면 그것을 대하는 우리 의식에도 굳은살이 박이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삶의 자동화'라고 불렀고,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사물을 다시 새롭게 보려는 방법을 '낯설게 하기'(오스트라네니)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시하던 하드웨어와 라이브웨어(인간)의 관계를 낯선 외계인이나 옛 조상의 눈으로 보면 전연 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우상..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1. 컴퓨터와 인간의 궁합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컴퓨터를 향해서 "야! 이 똑똑한 바보야"라고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완고한 노인만이 아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보다 오히려 컴맹 쪽이 더 정상이다.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적이고 컴퓨터는 디지털적으로 그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는 인간이 쓰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고 모양도 정을 붙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한 주장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미국 인지과학회 회장이었던 D A 노먼이 한 소리이다.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적 진화'를 해왔다면 컴퓨터는 실험실이나 공장의 환경에서 '기계적 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