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of My Life/Digilog

(31)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5. 한국의 인터넷 문화 '@골뱅이와 번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주소 적는 법 하나에도 동서가 다르다. 우리는 나라에서부터 시작해 시→구→동의 순서로 자기 집 번지를 쓴 다음 마지막에 자기의 이름을 쓴다. 그러나 제임즈 조이스가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인상 깊게 묘사하였듯이 유럽의 경우에는 정반대로 자신의 이름을 맨 먼저 쓰고 나라에서 끝난다. 인터넷 전자메일이 생기면서 주소를 적는 이러한 차이는 이제 무의미해졌다. 골뱅이(@)만 달면 지구의 시민이 되어 누구와도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골뱅이가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부르는 이름은 나라마다 다르다. 원래 @은 구텐베르크의 활자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호이지만 e-메일 표시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4. 소금장수가 만드는 미래형 '컴팩시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인터넷의 선조가 한국이라고 하면 아무리 국수주의라고 해도 웃을 것이다. 그러나 농담이 아니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대로 "한국의 유통구조는 유럽처럼 수요자가 상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인이 수요자를 찾아가는" 형이다. "등짐.봇짐 장수가 소금이며 새우젓이며 메밀묵이며 박물들을 지고 이고 메고 이 마을 저 마을 가가호호"를 찾아다닌다. 주문도 받고 배달도 해준다. 거의 100년 전 폴 발레리는 "물.가스.전류가 집집으로 배송되는 것처럼 앞으로는 아주 작은 신호 같은 조작만으로 동화상이나 소리를 전달받아 그것을 마음대로 붙이고 떼고 지울 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오늘의 인터넷 사회를 예견했다. 시인의 그 예리한 통찰력은..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3. 배달부의 초인종은 클릭 소리보다 크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배달부의 초인종은 클릭 소리보다 크다. 집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만 하던 청년이 채팅으로 사랑하게 된 여성에게 꽃다발을 보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장미를 보낸 지 100일째 되던 날 그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것은 그녀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었다. 거기에는 이런 사연이 적혀 있었다. "꽃을 보내주신 은혜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매일 장미를 배달해준 꽃집 청년과 결혼하게 되었답니다." 그냥 웃고 말 유머가 아니다. 그 인터넷 청년의 충격은 네그로폰테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단순한 비트와 아톰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뜻밖의 청첩장을 받기 전까지 그는..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2. '칵테일 파티 효과'를 아십니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문 닫고 들어오라"는 말은 틀린 말일까. 기계 중심의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바람도 아닌데 어떻게 문을 닫고 들어올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통해온 말이다. 단지 '들어오다'와 '문을 닫다'의 두 언표(言表) 가운데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문을 닫으라는 말이 앞에 나온 것뿐이다. 인지 과학자들이 말하는'칵테일 파티 효과'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칵테일 파티장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칵테일돼 뒤얽혀 있다. 그런 잡음 속에서도 용케 사람들은 각자가 불편 없이 대화를 나눈다. 거기에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와 말을 나누고 있는 장면을 본 부인이 있었다면 잡음 ..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1. 컴퓨터와 인간의 궁합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컴퓨터를 향해서 "야! 이 똑똑한 바보야"라고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완고한 노인만이 아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보다 오히려 컴맹 쪽이 더 정상이다.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적이고 컴퓨터는 디지털적으로 그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PC는 인간이 쓰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고 모양도 정을 붙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러한 주장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미국 인지과학회 회장이었던 D A 노먼이 한 소리이다.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적 진화'를 해왔다면 컴퓨터는 실험실이나 공장의 환경에서 '기계적 진화'를..
[디지로그시대가온다] 10. 컴퓨터는 셈틀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한국에는 1500만 대의 자동차, 2600만 대로 추산되는 텔레비전이 있다.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는 16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숫자는 집집에 자동차와 TV, 그리고 PC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는 그런 기계들과 매일 함께 살다 보면 그것을 대하는 우리 의식에도 굳은살이 박이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삶의 자동화'라고 불렀고,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사물을 다시 새롭게 보려는 방법을 '낯설게 하기'(오스트라네니)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당연시하던 하드웨어와 라이브웨어(인간)의 관계를 낯선 외계인이나 옛 조상의 눈으로 보면 전연 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우상..
[디지로그시대가온다] 9. SHELL은 정보시대 약방문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SHELL은 조개도 석유회사 이름도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S, 하드웨어의 H, 그리고 환경(environment)의 E와 인간을 의미하는 라이브웨어(Liveware)의 L자의 머리글자를 짜맞춰서 만든 항공관계의 휴먼팩터의 모델이다. 원래 버밍엄대 교수였던 앨빈 에드워즈가 만든 당시(1972)에는 라이브웨어가 하나밖에 없었던 것을 뒤에 프랭크 호킨스가 L 하나를 더 집어넣어 개선한 것이다. 본인 자신이 KLM의 기장 출신이어서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라이브웨어를 더 세분한 모델을 만든 것이다. 비행기를 보면 누구나 처음에는 그 기계에 정신이 쏠린다. 조종실에 들어가도 조종사는 보이지 않고 빡빡하게 들어찬 수백 개의 계기..
[디지로그시대가온다] 8. 소 잃은 외양간 SHELL로 고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어령 교수님이 기고하신 디지로그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였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인간 사회와 문명은 거의 모두가 소 잃고 난 뒤에 고친 외양간들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같은 뜻의 속담을 두고 생각해보면 금세 납득이 갈 것이다. 페니실린은 플레밍 박사가 군의관으로 있을 때 수많은 병사가 총상의 염증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연구해 낸 대표적인 사후약방문이었다. 지금도 항생제란 날로 내성이 강해지는 균으로 계속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중이다. 수백, 수천 번 전복하고 충돌하여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다음에 만들어진 것이 자동차의 안전띠이고 에어백이다. 볼보는 아예 사고현장에 달려가 원인과 결함을 캐내어 외양간 고치는 일을 제도화..